Park Sungwook

놓여진 분청

May 9 – May 18, 2024


About

갤러리 담에서는 30여년을 오로지 도자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2008년에도 소개한 바 있는 박성욱의 새 작업들을 기획하였다. 대학원 졸업이후 줄곧 분청도자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해온 작가는 분청그릇, 찻그릇을 비롯하여 분청항아리까지 분청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2020년 한국공예진흥원에서 보여준 <편 片> 전시이후 작가는 조각들을 모아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도자파편을 깨서 만든 편이 아니라 소성전부터 작은 도자편으로 만들어 소성후 유약시유, 재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도자기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도자조각을 몇 백개를 모여서 하나의 액자로 드러나게 된다.

장작가마의 특성상 자연스레 도자조각의 색은 나름대로의 변별성을 가지고 서로 조금씩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각들을 모아서 달의 형상을 만들기도 하고 초승달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도편으로 구성된 달 작품과 함께 덤벙분청다기들도 같이 선보일 예정이다.

Artist Statement

덤벙 분청은 백색 화장토물에 기물을 덤벙 담가 완성해 낸다.

백토물을 분장하는 과정에서 기물이 수비되어 주저앉기도 하고 태토와 수축율이 맞지 않으면 분장이 벗겨지기도 하며 불을 이기지 못한 화장토는 제 색을 잃기도 한다.

덤벙분청은 많은 시행착오와 감각이 필요한 작업이다.

모든 감각을 열고 받아들이는 과정의 반복이다.

결과에 대한 열린 자세는 덤이다.


덤벙분청은 태토와 백토물이 만들어내는 절제된 표현을 바탕으로 조형을 그대로 드러낸다.

문양을 애써 의도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태토와 백토사이에 생기는 여백이 의미를 찾는 순간에도 형태 속에 녹아들고 만다.

분장하는 과정을 거쳐 불 속에서 완성된 덤벙분청의 백색을 사랑한다.

태토를 머금은 백색은 백자의 흰색과는 다르다.

불의 길을 따라 조금씩 기화하는 백색의 작은 알갱이들의 환영을 본다.

불을 이기되 거스르지 않는 분은 태토를 조금씩 드러내되 본연의 색도 잃지 않는다.

태토와의 조화라고 해야할까 변화라고 해야할까....

자연스러움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게다.

분(백토)과 불길의 움직임을 담아내면서도 담담하게 그 빛을 지켜내는 백색의 매력을 나는 덤벙분청에서 찾는다.


담담함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변화들을 하나씩 어루만지는 작업은 연마의 과정이다.


어느 날

맑아진 눈으로 세상을 좀 더 깊이 응시하고 싶다.

묵묵함과 조용함 속에 숨어있는 힘을 찾아가는 과정에 감사하며.....

Selected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