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Han Saenggon


About

최초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동양 철학의 정수인 『주역』의 64괘를 현대적 회화로 재해석한 작업으로, 음양의 이치와 만물의 변화를 10호 크기의 캔버스를 기본 단위로 하여 총체적인 대작으로 구현해 낸 조형적 탐구의 결과물이다.

“주역의 무대장치, 회화로 살아나다”

한생곤 작가는 『주역』의 핵심을 ‘음양의 무한한 변화’로 정의한다. 작가는 복잡한 괘상을 단순한 기호가 아닌 연극의 무대장치’로, 각각의 괘 이름을 ‘연극의 주제’로 해석합니다. 이번 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원리와 인간사의 상황들을 시각적 이미지로 치환하여, 관람객들이 동양의 고전을 현대적인 회화의 언어로 직접 마주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수(數)’와 ‘상(象)’이 빚어낸 거대한 파노라마

조형적 실험: 64괘의 모양(괘상)을 무대장치 삼아, 작가의 감각과 상상을 더해 도식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화면을 구성했다.

숫자의 미학: 음양(2), 사상(4), 팔괘(8), 64괘로 이어지는 주역의 수 체계를 작품 제작의 단위로 활용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64괘를 한 세트로 묶어 가로 6m 56cm에 달하는 거대한 서사적 화면을 선보인다.

수행적 기록: 작가는 향후 주역의 가장 세밀한 단위인 384효(爻)를 각각 10호 캔버스에 담아내는 3,840호 크기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그 장대한 여정의 첫 발걸음이다.


 “한생곤 작가의 이번 작업은 단순한 외형의 묘사가 아니라, 우주의 끊임없는 변화를 캔버스라는 공간에 포착해 내려는 거대한 도전이다. 64개의 서로 다른 무대가 펼쳐진 전시장 공간은 마치 한 편의 장엄한 서사극을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고전의 지혜가 현대 미술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건네는 변치 않는 삶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Artist Statement

그림과 주역 14


유불선 삼교 회통

유불선은 동아시아 정신사의 3대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북의 <호계삼소도> 또한 유불선 삼교 회통에 대한 깊은 공감을 담고 있다. 인간이 대체 어떻게 살아야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 모두가 좋은가라는 궁극적인 물음에 대한 동아시아 역사적 경험이 제출한 세 편의 정답지가 유불선이다. 이에 대한 호불호 취사선택은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술대학 4학년 때 졸업전을 준비하면서 '잠시 사라지는' 백일몽 상태를 경험했던 나는 이후 동양사상에 빠져들었다. 대학원 입학 후 수강했던 중국화론 수업은 이후 내 작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 시기 6년 반이나 밥과 빨래를 해주셨던 외할머니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것도 내 그림에 큰 영향을 주었다. 졸업 후 포천에서 만난 그림 친구들과의 삶과 그림에 대한 진실하고 정직한 대화의 경험들. 7년간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진 탐색의 시간들은 지금 이곳 가장 가까운데서 그림의 실마리를 풀어가라는 결론을 주었고 이 그림들이 <마을> 연작이다.

이제 옛 동진시대 혜원스님이 공부하던 호계의 시냇물같이 60이라는 숫자가 호랑이 울음소리처럼 60전과 60후로 내 인생을 경계짓는 나이에 이르고 보니 내 그림을 이끈 주제가 결국 유불선의 가르침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제망찰해>는 불교 연기설의 조형적 표현이고 <주역64>는 유교 철학의 조형화고 <산수연작>은 무위자연의 마평리 풍경을 그리고 있다는 것에서 그렇다. 마평리는 들어서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마을로 나의 상상 속 무릉도원이니 유불선 신선마을의 형상화다.

우리나라 탄허학 1호 박사, 문광스님의 한국학 강의도 결국 호계삼소도의 현재 진행형을 보여준다.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라 한다. 이는 실로 삼교를 포함한다"는 최치원의 난랑비, 구한말 유불선 삼교의 진리를 통합하여 새로운 후천 개벽 세상을 열고자 하는 강증산의 증산교, 유교의 윤리, 불교의 자비, 도교의 수양을 합하여 한국적 신종교의 기틀을 마련한 동학 최제우, 불법을 주체로 유불선의 정신을 원융무애하게 통합하여 현대적 종교로 제창한 원불교의 이상 또한 최북의 호계삼소 그림에 이미 들어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게 뭐가 있으랴. 늙은 달의 눈에 새로운 지구 소식이 뭐가 있으랴. 호계의 시냇물에 실려간 옛 사람의 웃음 소리가 푸른 바다의 일성소로 합해지듯 나의 그림 또한 삼칠의 삼소를 타고 한바탕 구름 자욱한 큰 바다로 흘러가면 좋겠다.


동림사에서 손님을 배웅하던 곳

달 뜨고 흰 원숭이 우네

여산에서 멀리 나와 웃으며 헤어지니

어찌 호계를 지남을 성가셔 하리

-이백


환갑 즈음 26회 개인전을 준비하며.

 

삼칠선생 화어록작가의 말_ ‘그림과 주역 8

1.괘상

괘의 모양.

끊어졌거나 이어진 작대기들이 세 개가 모이면 소성괘. 소성괘를 2층으로 쌓으면 대성괘라고 한다. 주역에는 총 64개의 대성괘가 등장하는데 비슷해 보이지만 전부 모양이 다르다. 나는 괘상을 연극의 무대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2. 괘명

괘의 이름.

64괘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 이름들 하나 하나는 연극의 내용과 주제를 암시한다. 가령 수뢰둔 괘에서 수뢰는 물과 우레의 무대로 사물이 시작하는 처음은 어렵고 고단하다는 연극 내용을 가지고 있다.


3. 괘사

괘의 설명.

대성괘는 6개의 작대기 묶음이다. 이를 6층 빌딩으로 본다면 괘사는 빌딩 전체를 통채로 해설하는 말이다.

4. 효사

효의 설명.

효는 빌딩을 구성하는 각각의 한층 한층에 대한 스토리 텔링이다. 64괘 각 괘는 6개씩의 효사가 있으므로 전체 효사는 64 × 6 = 384개이다. 효사는 역학의 세계에 포착된 자연과 인간사의 어떤 '상황'들이다.


이렇게 64괘 한 세트 작업을 마치면 이후에도 계속 이 단위로 작업을 반복하면서 주역의 조형화를 실험하고 탐구한다. 서양에 <변화의 책>으로 소개된 주역의 핵심은 음양의 무한 체인지다. 작업 또한 계속 8괘 이미지를 그때 그때의 느낌, 해석, 상상에 따라 다르게 그림으로써 화면이 도식적이거나 지루해지지 않도록 한다.


적당한 때가 오면 384개의 효사를 이미지하는 작업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주역에는 2, 4, 8, 64, 384와 같은 숫자 단위가 등장하므로 이를 작품 제작의 단위로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384효를 10호 캔버스로 제작하면 364점이다. 산술적으로 3천 840호 크기의 대작이 된다.


1. 제망찰해

2. 산수연작

3. 주역연작

4. 삼국유사

5. 잡동산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다. 이 중 3번, 주역 연작을 3월 개인전을 통해 처음으로 발표한다.

이번 26회 개인전에는 음과 양의 2, 노음 노양 소음 소양의 4, 건태리진 손감간곤의 8, 이들이 짝 지워지는 경우의 수 64. 이렇게 2, 4, 8, 64 숫자에 의거하여 10호를 기본 단위로 그린 그림을 발표한다. 


Selected Works